Ⅰ. 서언
오늘날 산업구조가 상품경제에서 정보경제로 옮겨감에 따라 사회도 산업사회에서 정보사회로 이동하고 있고, 부의 원천도 유형적인 재산에서 무형적인 재산으로 넓혀지고 있다. 특히 지적재산권은 그 경제적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침해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적재산권은 무형물이어서 유체물의 경우보다 침해가 매우 용이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이용이라는 측면을 배제할 수도 없다. 또한 지적재산권이 침해되었다고 하여도 침해여부를 판단하기 곤란하고 침해로 발생한 손해액의 증명은 더욱 더 어렵다. 따라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한 민법 제 750조에만 맡겨두는 경우 피해에 대한 구제는 물론 침해에 대한 억제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지적재산권법에서는 지적재산권의 침해로 인한 재산적 손해(일실이익)의 배상제도를 채택하였다.
지적재산권은 당연히 재산권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 750조가 적용됨은 당연하고, 지적재산권법의 일실이익 배상제도 역시 민법 제 750조의 손해배상제도에 기초를 두고 있다. 따라서 민법 제 750조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성립요건을 충족해야만 하는데, 지적재산의 무형적 특성으로 손해배상책임의 성립요건(예컨대, 침해행위의 간주, 과실의 추정 등)과 손해의 발생 및 손해의 산정에서 유체물의 경우보다 완화내지는 보완하는 제도를 도입해 왔다. 특히 지적재산권의 경우 경제성의 원칙이 강조되어 유체 재산권에서보다 효율적인 보호장치와 구제수단이 강조되고 있다.
예를 들어 특허권 등 산업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 현행법의 구제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형사적 구제방법이며, 다른 하나는 민사적 구제방법이다. 전자는 특허권의 경우 특허법 제 225조에 규정한 특허권 침해죄를 적용하여 특허권 침해를 규율하는 것이다. 후자는 물권적 청구권에 준하는 금지청구권(특허법 제 126조) 및 손해배상청구권(특허법 제 128조 이하)을 행사할 수 있지만, 주된 민사법적 구제수단은 손해배상청구권이다.
그런데 특허권 침해가 악의적으로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현실에서 이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관련하여 이 글에서는 영미판례법을 통하여 발전되어 온 징벌적 손해배상액(punitive damages)제도를 국내법에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해본다.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는 Common law 국가에서 손해배상액 산정과 관련하여 200년 이상 유지, 발전한 사법상 제도(institution)의 하나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우리나라와 같이 대륙법계 국가의 손해배상법의 체계에 따라 산정된 전보배상액과 비교할 때, 배상액 산정의 법리적 기초와 아주 다르다. Common law 국가의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는 반복적, 계속적 불법행위가 장래에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할 목적으로 징벌적 효과를 얻는 데에 집중되었다. 그런데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그동안 전보적 손해배상액의 100배, 200배 또는 500배로 증액된 금액을 최종 손해배상액으로 산정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이는 악의적 불법행위라는 비난가능성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 인용되지만, 지나치게 높은 금액을 배상액으로 산정할 때 제도 남용이라는 또 다른 비난을 피하지 못한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의 명칭으로부터 의미를 파악할 때 민사적 구제수단이라 할지라도, 본질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형사벌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한다면 민사적, 형사적 구제수단을 엄밀하게 구별하는 대륙법계 법리 하에서 모순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현행법체계 하에서 손해배상은 전보배상에 한정하고 있다는 점에 따를 때 징벌적 배상액을 같은 차원에서 수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분석, 검토하여야 한다.
이 글에서는 현행법에서 지적재산권, 특히 특허법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검토를 선행한 후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를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토론으로써 고찰하고자 한다.
Ⅱ.현행법상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에 관한 검토
현행법상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의 법리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이 부분에서는 특허법상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를 구체적으로 검토해 봄으로써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에 관하여 알아볼 수 있다. 저작권 침해에 관한 것은 한미FTA체결로 인하여 저작권법 개정이 불가피하게 되었고, 상표법을 비롯한 다른 법률상의 손해배상 또한 각각 특징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기는 하나 특허법상 손해배상의 법리를 준용 할 수 있기 때문에 특허법을 중심으로 검토하기로 한다.
1.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한 구제수단
(1)금지청구
지적재산권법의 금지청구는 특허법 제126조, 실용신안법 제45조, 디자인보호법 제62조, 상표법 제65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1조, 반도체직접회로의배치설계에관한법률 제35조 및 온라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8조에서 규정되어 있는데, 그 내용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즉 ‘침해의 정지 또는 예방청구’와 ‘침해를 조성한 물건의 폐기 또는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기타 예방청구’로 나눌 수 있고, 후자의 방법은 민법의 금지청구보다 한층 강화된 것으로 지적재산권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2)손해배상청구
일실이익에 대한 배상은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의미하고, 지적재산권법은 일실이익에 대한 배상만을 규율하고 있다. 그렇다고 하여도 지적재산권이 모두 재산권의 특성만을 가진 권리라고는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저작권법은 인격저작권을,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은 프로그램저작인격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에 대한 침해는 비재산적 손해를 야기하고 위자료청구를 발생시킨다, 예컨대, 대법원은 저작권침해에 따른 정신적 손해를 널리 인정하고 있는데, “저작인격권은 저작재산권과는 달리 일신전속적인 권리로서 이를 양도하거나 이전할 수 없는 것이므로, 비록 그 권한 행사에 있어서는 이를 대리하거나 위임하는 것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이는 어디까지나 저작인격권의 본질을 해하지 아니하는 한도 내에서만 가능하고 저작인격권 자체는 저작권자에게 여전히 귀속되어 있으며, 구 저작권법의 판례에 의하면 저작자는 자기의 저작물에 관하여 그 저작자임을 주장할 수 있는 권리(소위 귀속권)가 있으므로 타인이 무단으로 자기의 저작물에 관한 저작자의 성명, 칭호를 변경하거나 은닉하는 것은 고의, 과실을 불문하고 저작인격권의 침해가 된다.” (대판 1995.10.02. 94마2217)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저작인격권을 제외한 저작재산권을 포함하여 순수한 재산권에 해당하는 지적재산권 침해의 경우에도 비재산적 손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느냐가 문제된다. 적어도 현행 지적재산권법의 손해배상제도는 일실이익의 배상, 즉 재산적 손해에 대한 배상을 전제로 하고 있어서 재산권의 침해에 대한 위자료청구를 허용하는 조항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소송실무에서는 영업비밀의 침해 시 민법 제750도에 기초하여 위자료가 허용된다는 사례가 있다. 예컨대,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타인의 불법행위 등에 의하여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그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정신적 고통도 회복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영업비밀 침해행위로 인하여 영업매출액이 감소한 결과 입게 된 정신적 고총을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재산적 손해의 배상에 의하여 회복할 수 없는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고 영업비밀 침해자가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어야 한다.”(대판 1996.11.26. 96다31574)고 하여 재산권 침해로 인한 위자료청구를 원칙적으로 부인하나 특별손해로 정신적 손해를 받을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에는 배상이 허용된다고 보았다.
1)일실이익 배상책임의 성립요건
지적재산권은 재산권의 하나이고 그 침해에 대해서는 재산권의 침해에 관한 블법행위의 이론을 원칙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 즉 손해배상청구는 권리침해의 사실, 침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는 것, 침해행위에 의하여 발생했다는 것(손해의 발생 및 인과관계) 그리고 손해의 액을 원고가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고 손해의 대상은 침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는 전손해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적재산권법은 그 자체에서 고유한 손해배상제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지적재산권은 무체재산권의 일종으로 그 침해사실을 포착하기가 어렵고, 침해에 대한 손해의 입증도 곤란하다. 따라서 지적재산권법은 민법전의 불법행위의 성립요건 중에서 몇 개의 사항에서 그 요건을 완화하고 있고, 특히 일실이익의 손해배상에 관련해서는 그 손해배상의 책임성립에 대한 근거조항과 구체적인 손해산정의 방법을 입법화하였다. 그 이유는 지적재산권과 같은 무형적 재산의 일실이익의 배상과 손해산정에 있어서 그 재산의 가치평가와 시장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고, 특히 단순히 판매량, 판매가격 및 판매비용이라는 순수한 일실이익액의 산정방법만으로는 지적재산권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산정이 불가능하거나 곤란한 경우가 발생한다. 따라서 지적재산권법은 나름대로 일실이익의 배상근거와 일실이익의 산정방법(예컨대, 통상실시료의 배상, 침해자 이익의 손해로 추정, 손해상당액의 배상 등)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가. 일실이익의 개념
일실이익이란 장래에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되었던 이익이 방해에 의하여 얻지 못하게 됨으로써 발생된 손해를 말한다. 이는 장래 이익획득의 가능성에 기초하여 침해의 원인이 없었다면 장래 얻을 수 있었을 이익의 상실로 파악할 수 있다.
일실이익은 사물의 통상의 경과에 따라 개연성을 가지고 기대할 수 있었던 이익이고, 침해행위가 없었더라면 권리자가 얻을 수 있었던 일종의 소극적 손해에 해당된다. 즉 상실이익의 산정에 있어서 중심적인 쟁점은 “침해자의 침해가 없었더라면 지적재산권자가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얼마인가?" 라는 문구로 간명하게 드러난다. 문제는 침해로 인하여 상실한 판매액과 특허권자가 판매상실로 얻을 수 있었던 이윤액을 특정하는 것이고, 통상 상실이익의 산정은 판매량, 판매가격 및 판매비용을 포함한 것이다. 상실액, 판매상실로 얻었을 수 없었던 금액 및 판매의 필요적 비용에 대한 특정은 상실이익의 산정에 중심적인 문제이다.
나. 일실이익 배상책임의 성립기초
지적재산권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의 기초는 우선적으로 특허법, 저작권법, 상표법 등과 같은 해당 지적재산권법에서 두고 있는 손해배상책임의 조항이다. 또한 이들 조항과 함께 또는 별개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할 수 있다. 예컨대, 특허, 저작, 컴퓨터프로그램, 디자인보호, 실용신안 등은 법률에 의하여 형성된 권리이고, 이들 법을 벗어나 원칙적으로 민법 제750조에 의한 독자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다. 그렇지만 지적재산권법에 의하여 배타적 권리로 보호되는 이상 자동적으로 이들 지적재산권의 침해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해당되고, 손해배상청구의 기초가 된다. 결국 지적재산권의 침해행위에 대한 일실이익의 손해배상을 청구함에 있어서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청구와 지적재산권법의 손해배상청구라는 2개의 청구기초가 성립한다.
(A)민법 제 750조에 의한 일실이익의 배상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유책성, 위법성, 인과관계 및 손해의 발생이라는 4개의 성립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지적재산권의 침해행위를 민법 제750조에 기초하여 일실이익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이들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유책성과 관련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에 대한 입증이 문제된다.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의 손해배상청구에 대한 성립요건은 지적재산권법에서도 적용된다. 따라서 지적재산권의 침해에 대한 책임도 과실책임에 기초를 두고 있다. 예컨대, 특허법 제128조, 디자인보호법 제64조, 상표법 제67조, 저작권법 제93조,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2조, 반도체직접회로배치설계에관한법률 제36조가 여기에 해당된다.(단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제19조제2항은 제외). 그렇지만 지적재산권이 침해된 경우 침해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입증하는 것이 항상 용이한 것은 아니므로 지적재산권법은 유책성을 간주하는 조항을 마련하고 있다. 특허법 제130조, 디자인보호법 제65조제1항, 상표법 제68조, 저작권법 제93조제4항,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 제32조제2항을 들 수 있다. 다만, 등록된 지적재산권의 침해는 곧바로 있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비교적 유책성을 인정하는 것이 용이하다.
둘째, 위법성은 배타적 권리를 침해한 경우 바로 위법성이 징표된다. 따라서 지적재산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배타적 특성의 권리를 침해한 경우 즉시 위법성은 인정된다. 다만, 여기서 ‘위법성’이라는 요건은 지적재산권법에 있어서 ‘권리침해’라는 것으로 구체화되는데, 지적재산권에 대한 침해행위는 직접적인 침해행위 외에도 간접적인 침해행위도 가능하다. 예컨대, 디자인보호법 제63조 수입 등의 행위, 상표법 제66조 유사상표의 사용 등의 행위, 저작권법 제92조제1항의 수입행위 등을 들 수 있다. 지적재산권법은 침해행위에 대한 입증책임을 완화하고 있는 경우도 있는데, 예컨대 특허법 제129조 생산방법의 추정을 들 수 있다.
셋째, 침해행위와 손해사이의 인과관계가 요구된다. 지적재산권의 침해행위와 손해사이의 인과관계는 민법의 불법행위와 비교하여 별다른 차이가 없이 법적인 인과관계가 요구된다. 즉 지적재산권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청구된 상실이익은 민법 제750조에 기초한 것으로 침해행위와 권리자의 손해와의 상당인과관계의 입증을 요한다.
넷째, 침해행위로 인하여 실질적으로 손해가 발생해야 한다. 따라서 비록 지적재산권의 침해를 했다고 하여도 실질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거나 침해로 인하여 생산한 침해품을 판매하지 않았다면 아무런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한 것이다. 더 나아가서 지적재산권이라는 무형재산의 침해로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비록 손해가 발생했다고 하여도 그 배상액을 산정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가 있다. 즉 특허법 제128조제5항, 디자인보호법 제64조제5항, 상표법 제67조제5항에서 손해상당액에 대한 배상을 허용하여 민법 제750조 손해의 발생이라는 요건을 완화하고 있다.
(B)지적재산권법에 의한 일실이익의 배상
지적재산권법의 손해배상책임조항을 분석해보면, 그 내용은 주로 일실이익에 대한 배상책임의 성립기초와 일실이익액의 산정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즉 지적재산권법의 손해배상은 민법 제750조의 일실이익에 대한 손해배상제도와 전혀 다른 것은 아니고 지적재산권의 무형적인 특성으로 민법 제750조의 손해배상책임을 보완 내지는 보충하는 차원에서 일실이익 손해배상의 근거와 산정방법을 나름대로 개발하여 왔다.
2)일실이익의 배상범위와 산정기준
민법 제763조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확정에 민법 제393조의 계약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의 범위확정을 준용하고 있는데,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민법 제393조는 계약법에 한정되어 개발된 법리이고 불법행위에는 적용할 수 없다. 따라서 지적재산권법의 일실이익에 대한 배상범위도 마찬가지이다. 결국 지적재산권의 침해로 인한 일실이직의 산정기준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산정기준과 마찬가지로 인과관계, 합리적 확실성 및 예견가능성을 필요로 한다. 첫째, 인과관계와 관련하여 특허권 침해에 있어서 손해는 특허권 침해의 결과이고 손해액은 침해가 없었더라면 유지될 상태와 침해 후 상태의 차액, 즉 특허권 침해로 인한 전보금액을 말한다. 이 경우 특허권자의 침해행위와 손해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를 입증함으로써 손해를 전보 받을 수 있고, 법원은 특허권자와 침해자 이외의 다른 경쟁자가 없다는 점, 수요자가 공통이라는 점, 특허권자와 침해자 사이의 판매지역이 같다는 점, 특허물품에 대한 사회적 수요가 높았다는 점 등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특허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는 상당인과관계에 의한 규범적 판단과 특허권의 시장 독점적 지배라는 특수한 사정이 반영된다.
2.특허법상 손해배상 법리 개관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특허권을 실시하는 것은 타인의 특허권 침해로 민법상 불법행위(민법 제750조)를 구성한다. 특허권자는 제3자에 의한 특허권 침해 시 특허법상 인정된 독점적 지위인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특허법상 권리보호의 취지와 권리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에 관한 관련규정의 체계적인 해석을 통하여 적정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법원은 사법상 불법행위의 하나인 특허권 침해로부터 특허법 · 민법의 손해배상에 관한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하고 이를 기초로 구체적인 손해배상액을 산정한다. 이를 위하여 특허권의 시장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하여야 하며, 특별법적 권리보호를 위한 특허법의 취지와 이에 따른 손해배상의 체계적인 해석이 필요하고(특허법상 특유한 해석), 민법상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법리는 특허권침해에 있어서의 일밥법적 지위에 있으므로 특허권침해의 경우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적용된다.(손해배상법리의 적용).
현행 특허법은 손해배상에 관한 특별규정을 두고 있지만, 일실이익에 대한 손해에 관하여는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는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전보를 민법 제750조에 의거한 손해배상방법에 따르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여기에서 손해배상을 위한 제 요건을 충족하여야 하지만, 과실추정을 규정함으로써(특허법 제130조) 귀책사유에 대한 입증경감 등이 민법상의 귀책사유 입증의 경우와는 구별된다. 따라서 그 밖의 사항에 관하여는 민법 구정이 적용 되므로 손해개념과 상당인과관계를 중심으로 손해배상 범위를 정하게 된다.
(1) 특허권의 적정한 시장가치평가
특허권보호를 둘러싼 특허정책은 다음의 두 가지 접근방법에 직접·간접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하나는 특허 등 지적재산권에 대한 공유의 개념을 이론적 출발점으로 삼고 있으며, 다른 하나는 지적 창작으로 얻어진 결과를 개인적 권리로 보호하려는 보호주의적 개념이다. 전자의 공유는 특허권의 무임승차(free-riding)에 의한 자유이용으로 연결됨으로써 일반적인 이용확대를 꾀하려는 산업정책과 관련을 맺고 있다. 후자는 특허침해행위를 봉쇄하여 발명자의 독점적 시장지배를 인정함으로써 특허권을 옹호하고 이로부터 투자를 유인하여 산업경제발전을 달성하려는 친 특허주의 정책(pro-patent policy) 기조를 띠고 있다.
공유·보호라는 서로 대립되는 정책은 양자 사이의 균형 확보로 특허법의 취지를 실현하게 될 것이다. 즉, 발명의 보호·이용을 통한 기술개발과 산업발전은 특허법 본래의 목적(특허법 제1조)에 따라 직접·간접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점은 특허법 등 지적재산권법이 담고 있는 독특한 사항으로 관련법령의 규범적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 특허법이 갖는 특별법상 법적 지위는 특허(발명) 등의 기술적 특수성과 관련 산업계 및 경제적 가치실현을 직시하지 않으면 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특허권보호는 국가산업발전에 관한 기술혁신을 가져오며, 이를 통하여 각 산업분야의 연구·개발과 이에 따른 기술혁신을 이끌어낸다.
멸실이익에 의한 손해배상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에 실시료상당액에 기초하여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게 되는데, 그 대상이 첨단기술인 경우에는 확립된 실시료가 없으므로 적정한 실시료율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곤란하다. 첨단기술 분야에 있어서는 일반적으로 높은 실시료를 요구하지만, 낮은 실시료는 연구·개발에 소요된 투하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므로 오히려 외국기술의 도입을 자극하여 자국의 산업에 대한 기반을 잃게 할 수 있다. 또한 전문적 분야에서 얻어진 기술혁신이 온전한 평가를 받지 못할 경우에 연구·개발을 위한 투자는 감소하게 되고, 그 분야는 침체와 낙후된 기술에 의지함으로써 종국에 국가산업발전을 이룩하지 못하게 된다. 지적재산권을 통한 기술개발·기술혁신은 과거 수십 년간 각국의 경제개발의 초석으로 작용했던 것처럼 21세기 첨단기술개발에 있어서 더욱 요청된다. 특허법 제1조는 특허법의 취지규정으로 특허권의 보호 및 그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의 경우에 있어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2) 특허법상 손해배상에 관한 특별규정
특허법은 특허권침해상 적정한 손해평가 및 배상액 산정을 위하여 민법적 해결방법 이외에 별도의 손해배상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특허권침해시 민법상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민법 제750조 이하)을 통하여 발생한 손해를 전보할 수 있으나, 보호대상의 특수성을 감안하여 특허법에 특별규정을 신설함으로써 권리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유체물의 침해는 통상적으로 목적물의 교환가치에 따라 손해배상액을 산정하지만, 무체재산권의 경우에 있어서는 인과관계와 손해의 입증 등에 어려움을 겪게 되므로 손해배상의 범위와 그에 따른 배상액산정이 어렵다. 이러한 입증곤란을 극복하기 위하여 특허법에서는 특허권침해와 손해배상에 관한 특별규정(법 제128조 이하)을 두어 이를 해결하고 있다. 침해자 수익을 손해액으로 추정하거나 실시료상당액을 최소한의 손해액으로 간주하고 있다. 실시료상당액에 관한 규정은 손해배상액에 관하여 교환가치로서 평가한 것이 아니라 목적물의 사용가치를 반영하였다는 점에서 통상적인 손해배상액 산정과 구별된다.
일실이익에 대한손해배상에 있어서 원고는 장래에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얻지 못하므로 생긴 특별손해(민법 제393조 제2항)로서의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충분히 입증하여야 한다. 민법상 손해배상의 경우에 일반손해에 대한 배상을 고려한 후 특수한 사정 하에 발생한 특별손해를 논의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특허권침해로 인한 경우에는 일실이익에 대한 손해배상을 먼저 고려한 후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민법상 일반손해에 상당하는 실시료상당액에 따른 손해배상을 논의한다.
민법상 일실이익에 관한 손해배상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 있어서 통상실시료(실시료상당액)를 손해배상액으로 정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특별손해에 대한 일반손해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특허법 제128조제3항). 침해자수익의 반환 역시 현행 민법의 규정에 근거하지 아니하고 특허법에 있어서 특허권자를 충실히 보호하기 위하여 규정된 것이며(법 제128조 제2항), 제3자의 침해행위가 경과실의 귀책사유에 의한 경우에 있어서 손해배상에 갈음한 전보방법을 규정하고 있다(법 제128조 제4항). 또한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청구 이외에 침해부당이득에 의한 통상실시료의 책정에 관한 기준을 부당이득 법리에까지 확장하고 있다.
(3) 민법 제750조에 기초한 손해배상
현행 특허법 제128조가 손해배상에 관한 민법의 특별규정이라 할지라도 손해평가와 배상액 산정에 관하여 여전히 민법의 손해배상 법리에 맡기고 있다. 목적물의 성질이 민법상 물건과 다르다는 특성으로부터 특허법을 민법의 특별법적 지위에 놓고 있지만, 권리의 득실변경과 재산권침해에 대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법리 등에 있어서 무체재산권의 특성에 비롯된 것이 아닌 한, 민법상 손해배상 법리를 직접 적용하게 된다. 민법상 손해평가(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통상손해·특별손해의 구별은 특허권침해상 손해배상에 있어서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불법행위상 특별손해는 민법 제393조 제2항에 따라 특수한 사정 하에서 발생한 손해로써 장래의 수익에 대한 손해(일실이익)를 포함한다. 특허권 침해에 있어서 일실이익은 당해 경우의 특수한 사정으로부터 발생한 손해로서 민법상 특별손해에 포섭된다. 이는 현행 특허법상 손해배상법리와 일치한다. 또한 특허법 제128조 제3항은 손해배상을 구하는 경우에 “그 발명의 실시에 대하여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당하는 액을 ···손해의 액으로” 규정함으로써 실시료상당액을 통상손해액으로 의제하고 있다. 따라서 민법상 손해배상에 관한 법리는, 특허법상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일반법의 지위에서 보충적으로 적용된다.
Ⅲ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에 관한 고찰
1. 징벌적 손해 배상의 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은 원칙적으로 피해자가 입은 현실적인 손해를 배상하는 것이나,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가해자의 행위가 폭력적 또는 위압적이거나 악의, 기망, 의도적 무시등과 같이 특별히 그 정상이 가중될 만한 사유를 수반한 때에는 피해자가 입은 현실적인 손해를 넘는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이라고 한다.
즉 징벌적 손해배상은 악의적인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전보적 손해배상에 부가하여 불법행위자를 징벌함으로써 불법행위자 및 제3자가 장래에 동일한 불법 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가해지는 손해배상으로 전보배상액이 아닌 징벌로 부과된 배상액으로 가해자에 대하여 징벌적이거나 악의적 행위의 재발방지를 위하여 제3자에 대하여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본보기로 예시되어 전보배상액 보다 아주 높게 산정된 손해배상액이다.
Restatement에 따르면 “징벌적 손해배상은 전보적 배상에 부가하여 피고의 난폭한 불법행위의 실행을 벌하고, 피고 외 제3자가 장래에 동일한 불법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하여 부과된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타인의 권리에 대한 피고의 악의 또는 도리에 지나친 무관심을 이유로 위와 같은 무법적인 행위에 대해 인정할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사정함에 있어 사실 판단자는 피고 행위의 성격, 피고가 초래하였거나 또는 초래할 것을 의도한 원고에 대한 손해의 성격과 범위 및 피고의 재산을 적정하게 고려해야한다“ 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괴로움을 당한 특정 개인의 이해관계를 조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징벌적 손해배상이 허용되는 것은 피해 당사자에게 어떤 특별한 근거가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가해당사자에 대한 징벌 또는 가해자를 포함한 관련자들에 대한 경고, 본보기, 재발방지책이 되기 때문이라 하고, 심지어는 피고의 행위에 대한 배심원들의 분노의 표현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금이 원고에게 돌아가는 것은 단순히 동 배상금이 원고가 제기한 소송에서 산정되었기 때문이라거나, 혹은 그와 같은 행위를 저지른 자를 재판에 회부하여 징벌을 받도록 한 공공의 봉사에 대한 보답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고 있으며, 이것이 인정되는 불법행위 유형도 처음에는 명예훼손, 사람에 대한 불법침해, 폭행 등에 한정되었으나, 일부 실정법에서는 특수한 불법행위의 경우에 명문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현대 산업사회의 놀라운 발전에 따른 제조물책임법리의 대두와 함께 징벌적 손해배상의 인정이 주요문제가 되고 있으며, 공권력에 의한 위법한 신체침해 등으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국민이 정부나 그 기관 등을 상대로 제기하는 민권소송에서도 인정되는 등 불법행위 전반에 걸쳐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는 영미법계 국가 등에서 발전된 특징적인 제도이지만, 특히 미국에 있어서 그 적용영역은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인정되는 손해배상의 금액도 현저히 고액화 되고 있다. 예를 들어 Illinois주의 어떤 조사에 의하면 1965년부터 1969년 사이에는 43,000,000달러이던 한 건당의 평균 손해배상액이 1980년부터 1984년 사이에는 729,000,000달러 정도까지 고액화 되고 있으며 그 인플레율은 1,500% 이상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제조물책임의 영역에 있어서의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폭등은 비정상적이라고도 하고 있으며, 제조물 책임소송 중에서 지나치게 과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부과 받았기 때문에 회사정립법의 적용을 받을 수 없게 된 기업도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보험료의 급등 및 보험의 인수거부 사태를 초래하였고, 그 결과 생산 활동이 침체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태를 염려하여 최근 Colorado주, Oklahoma주, Texas주 등에서는 제정법에 의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한계를 규정하는 주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자체에 대한 개혁안도 상당히 많이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그 중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제안은 아직 없다. 아직은 제도 자체를 존속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에는 과도한 징벌적 손해배상액과 관련하여 거센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미 연방대법원에서는 최초로 징벌적 배상액이 지나치게 과다하다고 하여 위헌판결을 내린 바 있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2. 연혁과 입법례
(1) 연혁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간단히 연혁적 발전을 살펴보면 4000년 전에 함무라비 법전에 이를 규정하였고, 서기전 450년에는 12동판법에 기록 되었다. 또한 로마법에서도 2배나 4배까지 손해배상액을 규정하였다. 그밖에 성경에 4배에서 5배까지 손해배상액을 기록하고 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사람이 소나 양을 도적질하여 잡거나 팔면 그는 소 하나에 소 다섯으로 갚고 양 하나에 양 넷으로 갚을 지니라”라고 기록하고 있다. )
영미법상 이에 관한 최초의 판결은 Huckle v. Money 사건판결(1763년)이며 19세기 중엽에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가 미국 판례법에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를 적용한 사례는 1970~1980년대의 사건판결에서 비교적 용이하게 찾아볼 수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는 주로 의료과오 및 제조물책임에 기한 손해배상과 관련하여 적용하였지만, 이에 한정하지는 않았다. 영국법의 도입에서 출발한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는 형사벌에 해당하는 것으로 민사적 구제방법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유명한 McDonald's Restaurant 사건판결(1994년)에서 드러난 것처럼 배심원의 과다한 손해배상액 산정은 미국 책임법의 모순을 그대로 보여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체계적인 검토로 불법행위법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 연방대법원은 여러 가지 사건판결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과다하게 산정한 하급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였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은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의 적용을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산정이 연방 수정헌법 제14조에 규정한 적정절하에 위반된다는 지적과 함께 제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2) 입법례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는 영미법계 국가에서는 인정하고 있으나, 대륙법계에서는 인정하고 있는 국가가 없다. 이 제도를 인정하고 있는 국가로는 미국, 노르웨이, 브라질, 러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뉴질랜드 등이 있다.
1) 영국법
영국법에서는 전보적 손해배상을 일반적인 원칙으로 하면서 징벌적 손해배상은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즉, Rookes사건에서 확립된 원칙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은 다음의 세 경우에만 인정될 것으로 주장되고 있다. 첫 번째로, 재부공무원이 강압적, 자의적 내지 위헌적 행위를 한 때이다. 그러나 기업이나 개인에 의한 강압적 행위에 대하여는 확대 적용시킬 수 없다고 한다. 두 번째로, 가해자가 자신의 불법행위로부터 얻어질 이익이 피해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전보적 손해배상을 공제하고도 이득이라는 계산 하에 과감하게 불법행위를 행한 때이다. 세 번째로, 제정법에서 명시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부과를 규정한 때이다. 또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인정함에 있어서 고려하여야 할 세 가지의 요인이 제시되고 있다. 첫째로, 원고 자신이 가해자의 강압적 행위에 의하여 희생자로 된 경우에만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서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일정한 제한이 설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산정에 있어서는 당사자의 자력을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제한은 영국법에 있어서 현재에도 일반적으로 지켜지는 원칙이다.
2) 영연방 여러 국가
일반적으로 영연방의 여러 국가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부과를 제한하는 영국의 Rookes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대법원은 Rookes사건에서의 제한원칙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판례법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명백하게 배척하였다. 또한 뉴질랜드 대법원에서도 Rookes원칙의 적용을 따르지 않고 있다.
캐나다대법원에서도 최근 판결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적용범위를 한정하는 Rookes 원칙에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캐나다대법원은 다른 사람을 고의적으로 침해한 경우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안전과 관련하여 자신의 행위로부터 발생하게 될 결과에 대하여 전혀 무관심하였던 과실행위에 대하여도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부과하게 하여 확대적용하고 있다. 또한 캐나다에서는 불법행위경우와 마찬가지로 계약위반에 있어서도 영국법원보다는 광범위하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3) 미국법
미국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된 최초의 판결은 1784년 Norris사건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이에 관한 법리가 인정된 것은 19세기 중엽이다. 그 이후에 이 법리는 common law상으로 확고하게 인정되었고, 그 인정범위도 점차적으로 확대되어 현재에는 과다한 배상액의 부과가 문제로 되고 있다. 1976-1985년 사이의 10년 동안 캘리포니아배심에 의해, 징벌적 손해배상액으로 1백만달러 이상 부과된 사건은 무려 109건이나 된다. 이 중에서 29건은 5백만달러 이상, 16건은 1천만달러 이상이었으며, 2건은 무려 125백만달러나 되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십만 달러를 초과하는 사건 수에서도 1976년에도 7건이던 것이, 1988년에는 76건이나 되었다. 총액에 있어서도 1976년에는 7백만 달러에 불과하던 것이 1985년에는 36250만 달러나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대부분은 보험보상금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제조물책임에 있어서도 역시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이 부과되고 있다. 1976년 이전까지 제조물책임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한 항소법원의 판결은 단지 3건에 불과하였지만, 그 이후 10년 사이에 배상액이 1백만 달러 이상인 경우가 일반적인 것으로 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모든 주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주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common law상의 제도로 채택하여 왔다. 하지만 일부의 주에서는 그 제도의 적용을 배척하고 있다. New Hampshire주 대법원은 1872년 "징벌적 손해배상은 잘못된 것이다.“ 라고 판시하였다. 그 외에도 일부의 주 법원과 연방지방법원(United Satetes District Court)에서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제한하고 있다. 즉, Louisiana, Massachusetts, Nebraska, Washington 등에서는 common law에 의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부과를 금지시키고 있다. Louisiana州와 Massachusetts州는 제정법에서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지만, 그 인정범위는 극히 제한적이다. Nebraska주와 Washington주 법원에서는 모든 민사소송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을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금지시키고 있다. Nebraska대법원은 1960년의 판결에서 "징벌적, 보복적 내지는 훈계적 손해배상은 허용될 수 없고, 민사소송에 있어서 손해배상의 측정기준은 피해에 대한 전보배상에 있다."라고 하였다. 이와 같이 Connecticut, Georgia, Michigan, New Hampshire 등의 주법원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적용범위를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이러한 효과는 전보적 손해배상에서 구하고 있다. 더욱이 1980년대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청구가 급증함에 따라 법원에서는 적극적으로 이에 대처하게 되었다. 1980년대 초기에 Indiana 와 Wisconsin 주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에 대하여 절차상으로 제한을 가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Georgia주대법원과 New Jersey주 연방지방법원에서는 일정한 경우에 있어서의 징벌적 손해배상의 부과는 위헌이라고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경향은 과다한 배상액을 제한하는 것이며 징벌적 손해배상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3.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기능, 인정요건
(1) 기능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목적 내지는 기능이 무엇인가에 관하여는 일반적으로 제재적 기능, 억제적 기능, 법의 실시기능, 추가적 보상기능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징벌적 배상제도의 본질은 피해자에 대한 손해의 전보라기보다는 제재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라고 한 다음, 징벌적 배상제도의 기능을 크게 공법적 기능과 사법적 기능으로 구분한다. 전자에는 가해자를 처벌함으로써 그 자의 불법행위를 예방하는 특별예방기능과 사회일반인에게 본보기를 보여 줌으로써 일반예방기능을 달성하는 제재적 기능과 실질손해 이상의 배상액을 피해자에게 취득케 함으로써 불법행위를 고발하는 동기 내지 유인을 하는 기능 즉, 법 준수기능이 포함되며, 사법적 기능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전보적인 기능으로서 정신적 손해를 보전하는 기능(위자료로서의 기능)과 추가적으로 소송비용이나 변호사 비용의 보전기능, 기타 부당이득법제가 불충분한 영미에 있어서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적 기능이나 판결일 이후부터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지연손해금 보전기능 등이 포함된다고 이해하는 견해도 있다. 이 견해에 의하면 위와 같은 공법적 기능이야말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본질이고 사법적 기능은 징벌적 배상제도의 부수적인 기능에 불과할 뿐 징벌적 배상제도의 본질이 아니라고 한다.
또한 미국의 경우 일정한 법률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민사절차를 통하여 제재를 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 중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외에 독점금지법상의 수배 배상제도(multiple damages)와 같이 사인이 소송을 제기하여 배상금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가 있고, 다른 면에서 민사 제재금이나 민사몰수라는 제도와 같이 국가가 소송을 제기하여 그 제재금을 국고에 납부하는 제도도 있다. 그리하여 일부 논자는 징벌적 배상제도를 포함한 위와 같이 민사절차 가운데에서 제재를 하는 절차 전체를 징벌적 민사제재로 규정한다. 이는 민사절차 가운데에서 운용되고 있는 형식은 중요하지 않으며 보상 등을 한다는 주장은 일종의 의제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제재를 가하는 목적을 중시하여 그 성질에 대응하는 절차보장제도의 구축을 강조하는 견해도 있다.
결국 징벌적 배상제도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목적 내지 기능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컨대 징벌적 손해배상의 기능은 가해자에 대한 처벌 및 가해행위 억제기능, 법 준수기능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은 불법 행위자에 대한 처벌 내지 가해행위 억제가 주된 목적 내지 기능이라고 볼 수 있으나. 미국의 많은 법원에서의 판결례에서 알 수 있듯이 실제로 법원은 배심원들이 원고의 소송비용을 징벌적 손해배상의 한 요소로 간주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대부분의 원고 측 변호사는 성공보수 방식에 의하여 민사사건을 수임하고 있는데, 승소했을 경우의 성공보수는 의뢰인이 받은 판결금액에 대한 일정한 비율로 정해진다. 이 비율은 제1심에서 끝났는가 아니면 상소로까지 이어졌는지 여부에 따라 상이하나 최저비율은 판결금액의 3분의 1이상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패소했을 경우에 보수는 전혀 지불되지 않으며, 형사사건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데 이 제도는 미국 특유의 것으로서 같은 Common Law 국가들은 물론 영국에서 조차 일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와 같은 미국의 사법 현실에 비추어 볼 대 징벌적 손해배상의 전보적 기능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2) 인정요건
일반적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은 별도의 실정법이 없더라도 악성이 강한 행위가 행해진 경우에 인정되는 Common law상의 제도이다. 다만 원고가 청구하기만 하면 당연한 권리로서 언제나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통상의 전보배상의 요건이 구비된 경우에도 사안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기에 충분한 위법적 상황이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고의적 불법행위로서 극단적이고 예외적인 행위에 대하여 인정된다.
즉 가해자 측의 악의, 사기적 또는 사악한 동기, 의식적이고 계획적인 타인의 권리 내지 이익의 무시라고 할 만한 객관적 상황이 존재하고 있다고 배심이 이를 인정하는 때에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된다. 따라서 지나친 부주의에 이르지 않은 정도의 과실, 즉 단순한 부주의나 착오, 판단의 착오 등에 대하여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또한, 행위가 단순히 법규에 위배된다하여 그자체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할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즉 행위가 법규에 위배될 뿐 아니라 위의 요소를 갖추어야 하므로 설사 행위자가 형사책임까지 부담하는 경우라고 그 자체로 징벌적 배상책임을 인정하게에 충분한 것은 아니다. 중과실의 경우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된다.
다만 중대한 과실의 개념에 대하여는 논란이 되어 왔다. 판례 중에는 과실이 그 정도가 지나쳐 의도적 무시나 그로 인한 행위결과에 대한 분별없는 무관심을 나타낼 때라고 밝히고 있으며, 어떤 판례는 과실이 중대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행위결과를 의식적으로 무시하였다고 추측할 정도의 악의적인 행위나 전적인 부주의가 있었다고 인정될 대에만 동 배상책임을 논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엄격책임하의 제조물 책임사건에서도 앞서 본 가중적 정상이 인정되면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허용된다. 이에 대하여 Wisconsin주 법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은 그 바탕이 된 불법행위소송의 분류에 의해서가 아니라 불법행위자의 행위의 성질에 입각하여 그 인정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비록 징벌적 손해배상의 인정에 요구되는 통상적인 가해자 정상이 불법행위 그 자체의 실질적인 요소이기는 하지만 징벌적 손해배상의 청구는 전보적 손해 배상을 뒷받침하는 정상을 넘어선 가중적 정상에 의하여 인정이 가능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즉 고의적 또는 악의적인 행위에 대해서만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예컨대 다른 사람의 권리에 대한 무분별한 무관심, 공공의 안전에 대한 지나친 무관심의 경우에도 허용된다. 원고가 피고 측의 이와 같은 행위를 입증할 수 있다면, 그 행위가 과실 책임 또는 엄격책임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허용함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고 판시하여 제조물 책임의 경우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이 허용됨을 명백히 한 바 있다.
또한, 현실적인 손해가 없는 명목적 손해배상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도 문제가 되지만, 대부분의 법원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목적이 피해자에 대한 손실보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행위자를 제재하여 동종행위의 재발을 억제하는데 있다는 이유로 이를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접근방식은 특히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음을 입증하기 어려운 사안, 예를 들어 명예훼손, 경미한 폭행, 민권소송 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위와 같이 징벌적 손해배상은 의도적, 악의적 불법행위의 경우에 인정될 수 있다고 해서는 그 인정요건이나 적용범위가 불분명해질 위험이 있다. 따라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인정이 배심원의 자의적인 판단에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보다 분명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불법행위의 일반적인 요건을 구비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한편 미국의 각 주에서는 아래와 같이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일반불법행위 요건 외에 추가적인 위법상황이 필요한데 이에 관하여는 각 주 마다 개별적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징벌적 손해배상의 인정 요건은 각 주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한편, 미국 각 주에 있어서 징벌적 손해배상의 인정을 위하여 요구되는 행위의 내용에 관하여 살펴보면, 징벌적 손해배상은 현재 50개의 주 중 46개 주에서 인정되고 있다. 4개의 주, 즉 Michigan주, Nebraska주, New Hampshire주 및 Washington주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청구를 인정하는 46개 주에 있어서 징벌적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기 위하여 증명되어야 할 행위에 대하여 Colorado주의 경우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증명을, Louisiana주는 법이 정하는 것에 의한 증명, 25개주에 있어서는 명백하고 설득적인 증거에 의한 증명, 19개 주에서는 증거의 우월에 의한 증명이어야 한다는 등의 4개의 일반적 유형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ⅰ. 위법행위의 의도적 수행
ⅱ. 중과실을 넘어선 행위이지만 위법행위의 의도적 수행은 아닌 행위
ⅲ. 중과실
ⅳ. 그 외 여러 가지의 법적 요건을 요구하는 경우
제 1의 유형에서는 14개의 주가 위법행위의 의도적 수행 또는 이와 유사한 심리상태를 요구하고, 부작위의 경우는 징벌적 손해배상청구가 인정되지 않는다. 제2의 유형에서는 24개의 주가 중과실을 넘어선 행위를 요구하지만 위법행위인 의도적 수행의 증명은 요구되지 않는다. 제3의 유형에서는 6개의 주가 중과실의 증명을 요구한다. 제4의 유형에서는 나머지 2개의 주가 징벌적 손해배상청구를 위하여 증명되어야 하는 행위를 규율하는 여러 가지의 법률을 제정하고 있다.
(3)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
악의적 침해행위를 막기 위해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경우에는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경제적 수익을 확보하게 된다. 이 수익은 기술개발을 위한 재투자로 연결되어 향상된 기술개발을 통하여 국내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다.
1)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중소기업이 특허권침해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에 징벌적 손해배상액이 전보배상액의 수 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는데 엄청난 고액의 손해배상액을 지급하지 못함으로써 더 이상 기술개발을 포기하고 회사의 경영 자체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침해를 용인하거나 묵인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의 도산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 특허권자가 대기업인 경우에 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에 상응하는 중소기업 기술개발을 기술 이전의 형식으로 이용하는 약정(cross-licensing)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 외국기업의 남소 가능성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의 신설에 기인하여 외국 기업에 대하여 더 나은 법적 지위를 만들어주며, 국내 기업은 외국기업에 대하여 피소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외국 기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특허권을 침해한 국내기업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구하므로 국내기업을 도산시키고 국제적 지위를 확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경우에 결국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이 대기업 또는 전문 연구기관의 기술개발 보다 훨씬 불리한 위치에 빠지게 된다.
4.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에 관한 필요성, 가능성
(1)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필요성
우리 민법 제393조 제1항은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은 통상의 손해를 그 한도로 한다.” 제2항에서는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손해는 채무자가 그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 한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동법 제750조에서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규정하여 일반조항으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민법 제763조는 불법행위에 대하여 제393조를 준용하고 있는 바, 이에 대하여 통설・판례는 위 불법행위의 경우 인과관계를 긍정하기 위해서는 채무불이행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통상의 인과관계가 있거나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경우에는 가해자가 그로 인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에 대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경우에 손해배상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륙법계 국가에서는 현실적으로 발생한 구체적 손해를 금전배상의 방법으로 전보하는 것을 손해배상 제도의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즉 종래의 통설과 판례 의하면 손해의 전보와 제재는 전혀 별개의 제도라고 이해하여 민사법에 있어서 가해자에 대한 제재적 기능을 소극적으로 이해해 왔다.
그러나 불법행위책임에 대한 사법상의 구제를 전보적 손해배상에 한정하고, 그 위법성・반사회성에 대한 제재기능은 오로지 형사적 제재 내지 행정적 제재에 위임해야 한다는 종래의 일반적인 주장은 법리상의 분제 외에도 법 기능론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뿐만 아니라 위 주장이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수사기관이나 행정기관 등 공적기간에 의한 제재시스템이 충분하게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고도로 복잡화한 현대사회에서는 공적기관이 시민생활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권리침해 현상들에 대하여 이를 전부 확인하여 적절한 제재를 과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이를 실전하기 위해서는 ‘공적 감시체재’의 강화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지출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형사절차의 경우 공권력에 의한 국가 형벌권의 남용을 억제하기 위하여 형사책임의 입증에는 민사절차와는 달리 매우 엄격한 조건을 부과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고의에 가까운 악질적인 가해행위에 대하여도 그 악성에 적합한 제재를 가할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한데, 이런 사태가 계속적으로 방치된다면 장기적으로는 국가 사법시스템에 대한 신뢰의 붕괴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현대사회는 불법행위에 있어서도 대량가해와 대량피해라는 불법행위의 대량화와 새로운 유형의 불법행위가 발생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가해행위가 영리추구를 위한 행위과정에서 발생하고 기업 등이 영리추구를 위하여 고의적으로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으나 이에 대한 적발이나 형사처벌은 사실상 곤란하다.
따라서 현대손해배상법은 손해배상액의 예측가능성을 박탈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악질적인 가해행위의 억제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즉, 현대불법행위법에 요구되는 임무는 피해자의 완전한 피해회복과 악질적인 가해행위의 억제에 있다고 할 것이다. 전자는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의 완화와 과실개념의 확대, 무과실책임화를 필요로 하지만, 후자는 논리 필연적으로 손해배상액 산정 시 가해자의 귀책정도를 충분히 고려하여 고액화를 요구한다. 전자와 후자가 외견상 추구하는 방향은 정반대이다. 여기서 양자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문제된다. 이는 과실개념을 확대하거나 무과실 책임화를 도모하는 것은 불법행위 성립론에 있어서 요건을 완화하여 손해배상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피해자 구제를 확대하려는데 그 목적이 있고, 고의・중과실이 있는 악질적인 가해행위에 대하여 고액의 손해배상을 인정하는 것 역시 가해행위 억제를 통하여 피해자를 포함한 사회 일반인을 보호하기 위하는 것에 그 취지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양자는 결국 피해자 보호라는 점에서 보면 목적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손해배상법 하에서는 소위 현대적 유형의 불법행위에 있어서 당사자 간의 비대등성에 기인한 문제의 해결은 물론 불법행위법의 주요 목적인 가해행위의 억제 내지 예방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영미법에 특유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즉 악의적인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전보적 손해배상에 부가하여 불법행위자를 징벌함으로써 불법행위자 및 제3자가 장래 동일한 불법행위를 반복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가해지는 손해배상도 또한 사적 initiative의 활용에 의한 ‘법의 실현’이라는 특히 현대적인 과제에 공헌할 가능성을 가진 법제도의 하나로서 인식할 수가 있다.
(2)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의 도입가능성
위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현행 손해배상제도는 현실적으로 발생한 구체적 손해를 금전배상의 방법으로 전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즉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상당인과관계설에 입각하여 제한배상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현저하게 낮은 위자료를 인정하고 있는 실무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현행 민법상의 불법행위 규정만으로는 산업사회의 진전에 따른 각종 환경, 식품, 위생 침해관련사건이나 제조물 책임, 소비자 피해, 대규모 불법행위, 기업의 사기행위, 악의적인 성차별 등과 같이 새롭게 대두되는 현대적 유형의 불법행위 사건이나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침해, 악의적인 명예훼손사건 등의 경우 당초 불법행위법이 예정하고 있던 피해자의 권리회복은 물론 가해행위의 재발억제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하여 현행 불법행위법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할 필요성에 대하여는 긍정설과 부정설로 나뉘어 민법을 개정할 때 마다 논란이 있었다.
1)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 도입필요성에 대한 긍정설 VS 부정설
가. 부정설
기존 법제도나 법문화상의 차이로 인한 장애가 있음은 물론 그 외에도 민・형사책임 준별론에 기초하여 손해의 공평부담을 기본이념으로 보상적 기능을 수행하는 현행 손해배상제도와의 부조화 문제, 동일한 가해자에게 형사적인 처벌 외에 민사적 징벌을 부과한다면 헌법상 이중처벌금지원칙(일사부재리의 원칙)에 반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문제와 근대법은 사회분쟁에 대하여 민사책임과 형사책임을 분리하여 각각 사회적 기능을 달리하므로 피해자에게 현실적인 손해를 넘어 징벌이라는 명목으로 거액의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부당이득이 되지 않는가? 라는 문제 등을 지적해 왔고, 나아가 고의 범죄자에 대한 벌칙으로서 금전적 불이익을 국가에 귀속시키고자 하는 우리 형사법 사상과 충돌되며 현행 민사소송의 구조 내지 소송물 이론에 비추어 이론상으로 도입이 어렵고 현재로는 시기상조이다. 또한 집단소송의 경우 거액의 손해배상을 인정함으로써 기업을 과잉살상하게 되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하여 위헌의 소지가 있으며 남소의 가능성이 높고, 징벌적 손해배상액산정의 자의성 등을 근거로 위 제도의 도입에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나. 긍정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에서는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비록 영미법계에서 인정되는 특유의 제도이나 해석론을 통하거나 입법을 통하여 이 제도의 도입을 강조하고 있다. 민법의 일반조항으로서 징벌적 배상에 관한 규정을 도입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바, 이 입장을 지지하는 학자 중에는 소액사건의 경우 승소금액의 액수보다도 상대방의 잘못을 지지하는 학자 중에는 소액사건의 경우 승소금액의 액수보다도 상대방의 잘못을 사법절차상 확인받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가 많고, 비록 액수가 소액이라도 징벌적 손해배상을 허용하여야만 결과적으로 법원의 역할 내지 기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긍정설에서는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하기 위하여 전통적인 개인책임 내지 과실책임주의와 공・사법 준별론은 수정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그 외에도 해석론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를 민법 제763조의 해석에 의하여 직접 적용하거나 위자료 해석을 통하여 우리 민법에 적용하자는 견해 등이 제시되고 있다. 우리 민법은 일본 민법과 마찬가지로 침해된 권리가 재산권이거나 비재산권이거나 그 손해의 배상을 널리 인정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으나(민법 제751조, 제752조) 종래의 통설은 위 재산이외의 손해, 즉 위자료에 대하여 정신적 손해에 대한 전보배상으로 이해해 왔다. 이에 대하여 정신적 손해는 금전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이므로 이는 위법성의 정도가 극히 높은 경우 악의적인 가해자에 대하여 그 행위를 억제하는데 상응한 일종의 사적 제재라고 이해하는 견해에 의하면 기능적인 면에서 영미의 징벌적 배상과 사실상 유사하다 할 수 있다.
한편, 우리 판례는 위자료 산정 시 참작사유로 피해자의 교육정도, 연령, 피해정도 등은 물론이고 가해자의 사회적 지위, 불법행위의 동기, 가해상황, 고의・과실의 정도 외에 재산정도 등 제반사정을 참착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위와 같이 판례가 가해자의 고의・과실 및 그 정도, 재산상태, 기타 제반사정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의 위자료에도 제재적 요소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위자료에 징벌적 요소를 고려하더라도 미국처럼 징벌적 배상에 의한 과잉억제 작용을 초래할 제도적 요인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에서와 같이 배심에 의한 사실인정과 손해액 산정으로 인한 재량상의 문제, 소송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액의 성공보수제,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Discovery제도와 같은 증거조사절차도 없으며, 사실인정, 법규의 해석 및 적용, 손해배상액 산정 등을 모두 전문적인 직업법관들이 행하므로 배심과는 달리 어느 정도 판결의 예측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해석론을 통한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의 도입 주장은 미국의 경우 위자료는 징벌적 손해배상액과는 별도로 비재산적 손해로서 보상적 손해배상이라고 이해하고 있는 점과 제재적 위자료만으로 현행 손해배상법을 통일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곤란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금액 산정에 있어 구체적이고 적절한 기준설정이 어렵다는 등 해석론 상 많은 문제점이 남는다고 할 것이다. 이는 결국 징벌적 배상액제도를 입법론으로 해결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징벌적 배상제를 현행 법제에 입법론적으로 도입할 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법적인 쟁점에 대하여는 아래 토론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겠다.
2) 제도의 도입방안
가. 입법론
입법론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를 도입하자는 입장에도 크게 두 가지로 대별된다. 즉, 현행 민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액에 관한 일반조항을 두자거나(일반규정화 방식) 개별입법을 통하여 징벌적 배상액제도의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 있다(개별규정화 방식).
현행 민법에 일반조항으로 위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개별 입법을 통하여 도입하는 방식보다 손해배상 제도로서 징벌적 배상제도를 통일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새롭게 대두되는 다양한 유형의 불법행위를 포함하여 불법행위 전반에 걸쳐 동종 또는 유사한 불법행위의 재발방지를 기대할 수 있으며 불법행위 피해자 간에도 전체적인 형평성을 기할 수 있다는 점에도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나. 제도 도입 시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고려할 사항
(A) 용어의 정의와 명칭 문제
학자들 중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은 학술용어이므로 입법용어로 사용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가산금’, ‘배상액의 증액’, ‘부가금’ 등의 다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있으나, 법안의 제목과 내용을 일치시킬 필요가 있고 나아가 제도 도입의 취지나 연혁에 비추어 보더라도 징벌적 손해배상금이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고 할 것이다.
(B) 책임요건
개인의 불법행위에 있어 징벌적 배상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일반 불법행위로서의 성립요건을 전부 구비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나아가 단순한 위법사실 외에 가해자의 행위가 어떤 의미에서 의도적으로 행하였다고 하는 적극적인 요소가 필요하다.
고의적인 불법행위로서 일종의 포악하고도 가중된 해약을 수반하는 행위, 즉 가해행위자의 악성을 필요로 한다. 대체로 악의나 사기, 결과발생가능성에 대한 고도의 불찰 또는 위험발생 가능성에 대해 전혀 주의하지 않는 태도가 명백히 드러나는 경우에 징벌적 배상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C) 적용범위
먼저, 징벌적 배상이 인정되는 범위로서 중요한 것은 피고의 고의나 중과실에 기한 불법행위가 될 것임은 자명하다. 주된 불법행위 유형을 살펴보면, 첫째, 가장 보편적인 경우로서 악의적인 인신침해 즉 폭행, 불법감금, 심리적 상해를 가한 경우에 징벌적 배상이 인정될 필요가 있다.
둘째, 타인의 재산에 대한 고의적인 침해를 한 경우를 들 수 있다.
셋째, 헌법상의 권리침해의 경우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사용자의 고용에 있어서 남녀차별이나 부당노동행위, 수사기관 또는 교정기관 등에서 고의적으로 폭행이나 가혹행위를 자행하는 등 피의자나 재소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 또는 인종, 성 등을 이유로 한 차별 등에 적용될 수 있다.
넷째, 언론, 출판, tv보도 등 대중매체 등에 의한 악의적인 명예훼손 등 인격적 침해의 경우, 그 피해의 치명성, 광역성, 민감성 등 피해법익의 중대성과 언론기업의 보다 정확한 사실 및 자료 수집을 유도하기 위하여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제조물책임의 경우 제조자 측에 일정한 가중사유가 존재할 시 징벌적 손해배상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악의적인 환경침해, 소비자 보호에 관한 제반 법률위반, 식품이나 위생관련 사범, 고의적인 건축 관련법률 위반 사례 및 시민들의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공공서비스 제공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고의적으로 불법행위를 자행한 경우 등을 지적할 수 있다.
(D) 배상액의 산정기준
징벌적 배상액의 산정은 법관이 구체적인 제반사정을 고려하여 재량으로 산정하되 배상액 산정의 기준으로는 미국연방 대법원판례에서 적절히 제시하고 있는 기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첫째, 피고의 당해 가해행위의 악성, 둘째, 가해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의 내용, 정도 등 보상적 손해와의 비율, 셋째, 유사행위에 대한 민․형사 제재와의 균형성, 넷째, 피고의 재산상태 등을 기준으로 합리적으로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피고 행위의 악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첫째, 손해가 신체적인가 경제적인데 불과한가? 둘째, 불법행위가 타인의 건강이나 안전에 대한 무관심이나 무분별한 무시를 포함하고 있는가? 셋째, 당사자와의 관계, 피해자가 경제적 약자인가? 넷째, 불법행위가 반복되었는가 아니면 일회성에 그치는가? 다섯째, 손해가 의도적인 악의, 기망, 사기 등에 의해 발생하였는가? 아니면 단순한 사고에 의하여 발생하였는가 여부 등을 들 수 있다.
3)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 도입의 경제적 효과분석의 필요성
징벌적 손해배상액의 핵심적인 기능 중의 하나임과 동시에 제도 도입의 근거인 불법행위 재발 방지 기능은 단순히 피해자에 대한 구제를 넘어 당해 사회일반에 대하여는 위법행위에 대한 경고와 동시에 장래에 있어서의 유사한 위법행위의 제거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 라는 정책적인 측면을 가진다. 우리나라에 새로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할 시 배상액의 산정에 있어서는 일정한 합리성이 요구되는 것은 물론 실제로 위 제도를 도입할 시 그 효과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필요하게 된다.
즉, 어떠한 위법행위에 어느 정도의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부과하면 기업을 도산시키지 않으면서 악의적인 위법행위에 대해서 이를 적절이 억제할 수 있는가라는 아주 중요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법과 경제학의 입장에서 중점적인 검토과제는 첫째, 징벌적 손해배상액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 잠재적 피고에 대한 불법행위 ‘억제’기능이 경제학적으로는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억제력이 발생하고, 그 결과에 대한 경제학적인 효과를 검증하는 것이고, 둘째, 억제효과가 가능하도록 하기 위하여 적절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어떻게 산정할 것인가 여부에 있다.
법 경제학적인 접근방법에서는 특히, 과도한 징벌적 손해배상액에 대하여 ‘과잉억제’를 염려하는 비판론자에 대하여 합리적인 산정기준을 제시함으로써 강력한 반론을 펴고 있는데, 이 점은 우리나라에서도 이 제도 도입에 소극적이거나 반대론자들에 대한 반대논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에 대한 법 경제학적인 효과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5. 판례
(1) Liebeck v. McDonald's Restaurants
상점에서 구입한 83~88℃의 뜨거운 커피를 엎질러 엉덩이와 허벅지에 3도 화상의 부상을 입은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다. 전보적 손해배상액의 기초를 이루는 의료비 총액은 미화 10,000불에 불과한 반면, 배심원은 미화 2,900,000불 손해배상액을 평결하였다. 이 사례는 양자를 비교할 때 징벌적 손해배상액은 전보배상액의 약 290배에 해당한다. 배심원의 평결은 fast-food 산업에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이후 관련 기업들은 Take-out 커피 잔에는 덧잔을 씌워 두껍게 하고 있다.
(2) Hinkley v. PG&E
인구 650명의 힝클리에서 전력사업을 하는 대기업 PG&E사의 공장이 크롬 성분이 있는 오염물질을 대량 방출,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그동안 질병에 걸린 주민들은 이 회사에서 치료비를 받으며 심각한 문제에 묵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600여 명에게서 위임장을 받아내 자산 280억 달러의 PG&E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 사건이 바로 전 미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힝클리 주민 대(對) PG&E 사건'이다.
4년 뒤 “PG&E는 미국 법정 사상 최고 배상액인 3억3300만 달러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끌어냈다.
6. 우리나라에서의 입법논의 현황
현재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를 도입하고자 입법방식으로는 민법, 정기간행물의등록등에관한법률(이하 ‘신문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정보통신망법’)등의 개정이다.
우선 민법개정과 관련하여서는 참여연대의 안이 가장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민법개정을 통해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일반규정을 두는 것이 가장 현실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민법 제 750조를 다음과 같이 개정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 민법 제 750조(불법행위의 내용) ①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② (신설) 고의적이거나 악의적인 의도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에 대해 법원은 동 행위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범위에서 ①의 범위를 넘는 손해배상 액수의 지급을 명할 수 있다.
그리고 열린우리당은 2004년 8월 신문법에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를 도입하여 언론피해자의 적극적인 피해구제를 위해 미국에서 시행 중인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를 도입키로 의견을 모은바 있으나 이에 대한 반론이 커서 법개정을 단행하지 못한 바 있다.
또한 정보통신부는 2006년 정보통신망법을 개정하여 기업이 개인정보를 악용하는 경우 제한적인 징벌적 손해배상액제도를 도입하고자 하고 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의 수집, 이용 및 제공, 이용자의 권리 등 3가지 측면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의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하며, 이용자의 권리 측면에서 정보의 열람․오류정정․손해배상 등이 효과적으로 실행될 수 있도록 고율의 배상이 가능한 징벌적 배상제를 도입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사법제도개혁위원회는 독립된 법률로 “징벌적손해배상법”을 제정하고자 하고 있다.
<참고문헌>
▶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도입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일고찰 이점인
▶ 지적재산권법의 손해배상제도에 관한 개선방안 연구
한국법제연구원,2001 현대호
▶ 특허법상 징벌적 손해배상액 제도의 도입 여부에 관한 검토 배대헌
▶ 특허법의 손해배상제도에 대한 과제와 전망
-특허권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액 산정을 중심으로- 배대헌
▶ 징벌적 배상의 범위와 한계
법률신문, 2007.3.12 김정훈
▶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프린팅 코리아 2007년 5월호 (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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